한동안 뜸했던 성당을 다시 다니게 된 이유는,,,
내게 이전과 다른, 좀더 강한 믿음이 생겨 그런건 전혀 아니고,

일단 반쯤은 절대자의 존재를 믿는 그 마음에 기반하여, 
2년여간의 쉽지 않은 셤 공부 기간에 덜컥 맺고 만, 잘 해결되면 성당다니겠다는 그 절대자와의 쪼잔스런 약속,
혹시라도 절대자가 존재할 경우, 그 절대자와의 약속을 어겨 모종의 불이익을 받을지도 모르는 두려움,

(미사 시간 대부분이 따분하기 짝이 없는 시간이지만) 가끔은 기분 전환용이 되는 성당 분위기,
내가 미사에 참석하길 바라는 부모님의 끈질긴 소망,

그리고, 성당에 투자하는 일주일에 한 시간 정도의 시간은,
다른 쪽보다 수익률이 좋겠다는,
카톨릭이 제시하는 분위기 및 (암만 봐도 모순 투성이인, 안좋게 보면 어처구니 없을 정도의) 도그마 등이 내 인생에 다른 것보다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 정도.


자의건, 타의건, 30년을 넘게 성당다닌 경력을 고려했을 때,
위 썰은 그 절대자가 바라보는 관점 및 카톨릭의 관점에서는 참으로 싸가지없는 생각 및 행동이지만,
그렇다고, 그러한 공손하지 못한 태도, 부족한 믿음을 탓할 마음은... 가져야 좀 겸손해보일까?

어쨌건,
이렇듯 나의 신앙이 기복 신앙 수준을 벋어나지 못하는건, 아주 어설픈 수준에 있다는 건 확실한 상황에서, 이에 맞춰 좀 더 그 절대자에게 바라는 건,

나의 내적 행동 기반(원칙, 자존감 등)이 소위 말하는 '직업의 귀천 수준'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만들어달라는 것, 외부의 특정 사건에 나 자신의 원칙이 변치 않도록 해달라는 것. 그 원칙에 기반한 꽤나 높은 수준의 유연성을 갖도록 해달라는 것. 어릴적 그토록이나 원했던, 그리고 이제 어느 정도 얻은 듯한 stable point를 잃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 - 나를 강하게 만들어 달라는 것...

쓰고보니, 참으로 내가 어이없는게, 이토록이나 싸가지없게 생각하고 행동하면서 바라는건 거대하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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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어쨌건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