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경제학자들의 만찬 - 10점
저스틴 폭스 지음, 윤태경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
얼마 전에 아는 형의 친구가 골드만삭스에 들어갔단 야글 들었다. 재밋던건 그 친구분의 전공이 물리학이고, 그 전까지 퀄컴에서 엔지니어 생활을 했다는 거. 여기서 하는 일 야그 중에 '양자역학'이 튀어나온다. 도대체 경제/금융에 '양자역학'이 왜 튀어나오지?

자세한건 듣지 못했다만 잠시 생각해보니, 이 물리학 엔지니어가 금융 분야에서 할 일이란 증시 관련 예측을 위한 알고리즘이겠고,, 알고리즘 만들기 위해 해당 영역에 대한 모델링이 들어갈거고, 그 모델링에 사용된게 양자역학 관점의 무엇이겠단 생각이 든다. '확률', '불확실성' 등등... 

이즈음되니 얼추 이해가 된다. 이 책에서 보았던 경제/금융 흐름의 키워드가 위와 같은 추론의 연결고리가 된거다. 통계, 랜덤워크 - 브라운운동, 카오스 이론 등.  경제/금융하곤 아무런 상관없는 듯했던 인명은 이를 한번 더 부추긴다 - 만델브로트, 폰 노이만 등. 어쨌건 본 서적에서 소개한 이들 개념, 인명은 죄다 물리학에서 튀어나온거란거. 타 영역의 개념을 가져다 쓰는 모양새니,,, 게다가 물리학자란게 사실상 수학적 모델링 전문가이니, 이들이 금융인들에게 딱인 것이겠다.

뭔 야글 하려고 한거냐면,, 이 책을 보고 났더니, '양자역학'과 '금융'이란 키워드를 연결할 줄 알게되었다는 거. 즉, (맞건 틀리건) 실생활에서 위와 같은 응용이 가능해질만큼 이 방면에 눈이 쬐끔이나마 트였다는 뜻이다. ㅋ

어쨌건,,

'죽은 경제학자들의 만찬'란 제목은 번역 중에 다시 붙인 것이고, 원제는 The myth of the rational market - 합리적 시장의 신화 정도가 되겠는데(뚱딴지같은 번역서 제목은 유명 경제서인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의 친근성을 노린 상술이 아닐지), 지난 금융위기에 대한 재고,, 경제 사상사 관점 기반의 분석서에 해당한다. '합리적 시장'이란 '보이지 않는 손'과 별 다를 바 없는 뜻인데, 본 용어가 나타내는 '시장 자체에 대한 과도한 믿음'이 어떻게 생겨났는가를 논한다. 금융/주식시장으로 관점을 좁혀 논하는 점은 독자의 관심을 끌기 좋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지난 금융위기에 대한 직접적 설명을 원했기에 그랬을 터.

그간 보았던 경제 관련 서적 중, 가장 재밋게 본 책임엔 분명하다. 설명도 쉽고. 특히 스토리텔링에 있어선 다른 경제서적에 비해 월등하다. 책 첫머리에서 끝에 이르기까지 쌩뚱맞은 호흡이 느껴지질 않는다. 게다가 제목이 광고하는 만큼이나 근대에서 현재까지의 유명 경제학자는 죄다 튀어나오는데(케인즈, 프리드먼, 새뮤얼슨, 그린스펀 등의 이름은 여기선 식상한 수준), 단순히 튀어나오는 것 뿐 아니라 전후 맥락을 이어 이들의 사상적 위치를 설명하다보니 귀에 쏙쏙 들어온다는게 굿(근데 지금은 왜 생각나는게 없지? ㅡㅡ;;)


아래는 페이스북에 찔끔 씩 올렸던 이 책에 대한 생각들 모음.

- 가만 보면 경제학이 죽어라 어려운 수학써가며 과학 반열에 올랐다하는데, 해서 노벨 경제학상까지 따로 만들어진거란데,,, 원론적 수준에서의 확고한 기반 원리마저 갖지못한 유아수준에 있는듯. 텍스트가 조낸 까는 '효율적 시장 가설'이란게 그 오랜 '보이지않는 손'과 다를게 없는 말.

- 경제학이라고 별수없다,, 케인즈부터 현대 경제학 대가들 죄다 주식시장에 눈이 팔려있었다는 건, 그 와중에 나온 이론이 학계흐름을 주도한다는건,, 아이러니.

- 저자 저스틴 폭스가 유명 블로거인 탓인지, 설명키 조낸 빡신 주제임에도, 빠른, 간결한, 구어적 이야기 진행을 이루더라(번역 품질 역시 구웃~).

- 한참을 전지적/장외관점을 이루다 막판에 2인칭 시점을 통한 자신의 경험을 쑤욱 밀어넣는 황당 구성,, 무지 획기적이더라. 따라해봐야쓰것다.

- 주식이란 솥뚜껑에 놀란 가슴에, 다시 뛰어들고픈 맘을 부추기더라. 다만 한다면 인덱스펀드를, 아님 나만의 수익 알고리즘을 만들어서(과연 언제?? ㅋ).

언제까지 무슨 일을 하겠다고 약속한 뒤에 이를 달성하기위해 헌신한다.
만약 이 약속을 지키지 못하거나, 헌신하지 않은 경우에는, 이를 깨닫자마자 실패를 인정하고,
자신이 일으킨 문제를 해결해 믿어준 사람들에게 해가 미치지 않도록 신경쓴다.

- 상어같은 외부 감시/경쟁체제를 통한 시장 효율성을 역설한 미 금융계 왕초 마이클 젠센이, 말년에 '진실성'을 기업 성공의 핵심으로 꼽으면서
Posted by 어쨌건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