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 내 몸의 변화를 묘사하는 흔한 표현이 생각 안나네. '피가 머리끝까지 솟구친다'라고 하면 일단 머리로 뭔가 오른다는 측면에선 맞는데, '피'라는게 보통 '뜨거움'을 연상케하기에 적당하지가 않다. '등골이 오싹'하다고 하면 '차가움'의 측면에선 맞는데 문제는 머리가 아니라는거. 그럼, '머리가 오싹해지네'? ...뭔가 어색하다.

여하간 그 순간 머리 - 뇌 중심부에 미치는 깊이로, 턱에서 정수리까지 냉기가 솟구침과 동시에 머리털이 전부 솟는 듯한 느낌이 스쳐갔다.


이런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찾게된 팔정도(八正道).

오늘에야 알았다. 정견(見)이 단순히 '보다'가 아닌 '이해 understanding - 관점'에 까지 나아가는 의미였다는 것을. 오히려 내가 알고 있던 '정견'이란 '정념(念) awareness - 깨어있음'에 해당하는 것이었음을.

이외에도 잘못 알았던게, 이들 道가 순서대로 중요하다고, 따라서 정견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이들 각각은 전부 따로따로 외워 수행해야하는 무엇으로 바라봤다는 점이다. 하지만 위 그림에서 보다시피, 이들 각각은 하나로 묶여 있으며, 나아가 하나를 수행할 때 다른 모두가 함께 딸려오는 것으로 논의되고 있다(이러한 이유로 실제 팔정도는 원어로 복수가 아닌 단수 표현으로 이루어지며, 영역으로도 Noble Eightfold Path란 단수형이란다). 오히려 이들 중 가장 강조되온 것은 '정정(定) - Mediation'으로 본 수행이 정견을 낳는다는 이야기가 붙어있네(http://ko.wikipedia.org/wiki/%ED%8C%94%EC%A0%95%EB%8F%84).

어찌되었건, 요즘 팔정도 기준에 날 비춰보자면 모자랐던 언행, 생각 투성이었음을 새삼 떠올린다. 연기(緣起)설에 의하면 위 몸땡이의 변화는 그에 대한 결과가 되겠고. ㅡㅡ;;


p.s. 역시 한문보다 영어가 이해하기 좋다. 정념이 깨어있음(awareness)를 가리킨 것이었음을 그 단어만 보고 누가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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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어쨌건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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