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아, 뛰고난 이후 바로 목욕탕으로 직행해버렸다. 날이 좀 지난지라 알도 다 풀려서 간만에 윗몸일으키기를 해보겠구나 싶었는데 깜빡해버린 것이다. 그럼 지금하면 되지않냐 싶겠지만, 샤워까지 마친 풀린 몸으로 또다시 땀을 빼기는 싫다. 뭐, 가뿐히 오늘은 재끼는 것이다.
(이건.. 샤워를 해도 별 수 없다. 샤워를 마친 후 수건으로 젖은 몸을 닦는 도중에도 땀이 난다. 특히 얼굴에서 땀이 '흘러내린다')
참으로 아쉬운 것이, 내가 도대체 몇 km를 뛰었는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오늘도 어림잡아 5km 내외를 뛰었으리라 예상만 해본다. 귀찮아서 시간도 재지를 않았다. 오늘은 코스가 약간 달랐는데, 주변에 자전거 대리점을 찾느라 그간 뛰던 방향의 반대로 한참을 걸어내려갔기 때문이다. 거리는 양재천 다리를 기준으로 한 블록 반 정도. 자전거 포를 찾아낸 후, 바로 그 거기서부터 뛰다보니 보통 처음 시작하는 지점까지 해서 약 1/3을 뛰게되는 것 같다. 1/3 지점까지는 발바닥 전체로, 나머지는 앞꿈치로 뛰었다.
1/3 지점까지: 왠일로 발바닥이 그다지 뜨겁게 느껴지지 않는다. 몸도 왠일인지 평소보다는 가볍다. 뛰기 시작한 이후 얼마 안있어 '훕훕 후~'의 규칙적 호흡 모드로 자연스리 변해있었다. 움... 벌써부터 몸이 적응하기 시작한건가?
2/3 지점까지: 1/3 지점을 지나친 이후, 바로 앞꿈치 모드로 변경. 변경 직후 퍼득 떠오르는 생각. '굳이 빨리 뛰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겠군' 주법을 변경하니 저절로 빨라졌다는 느낌이다. 아니, 빨라졌다. 여전히 힘들다는 느낌이 없다. 이전에는 보통 이 지점에서 힘들다는 생각이 떠오르곤 했는데.. 지나쳐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느낀 것. '오늘따라 인물이 없는데..'
나머지: 힘들다는 생각이 떠오르긴 했어도, 이전처럼 그렇게 많이 힘들지는 않았다. 괜찮은 몸매의 파워워킹녀는 한 3명 정도 본 거 같다. 어디까지나 몸매 기준이다. 뒤통수만, 바라볼 수 있을 뿐이지, 아니 기껏해야 옆모습까지만 볼 수 있을 뿐이다. 추월하여 고개를 돌려 얼굴을 바라보기엔 이 지점에서는 체력 소모가 너무 심하다. 막판 한 100m를 남기고는 전력 질주도 할 수 있었다.
끝나고 난 직후: 이쁜 몸매의 파워워킹녀가 바로 뒤에서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에, 가쁘게 숨을 몰아쉬며 켁켁거리는 추한 모습으로 있을 수가 없었다. 정면을 바라보며 똑바로 선 채로 여유있게 숨고르기를 했다. 다시 말하자면, 그정도의 여유를 부릴 수 있을 정도로 힘이 남아있었다는 뜻이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끝난 직후 피가 머리로 쏠리며 몸이 갑자기 저려옴을 느꼈다. 오늘도 역시 피가 순환하기 시작했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앞서 말한 이유로 인해 생략.살이 얼마나 빠졌는지 궁금하다. 본가에서 체중계를 가져오던지, 하나 사던지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