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l Rose. 이 미치광이 아저씨가 무슨 생각으로 그 오랜 기간의 공백을 깨고 기껏 낸 앨범 제목을 'Chinese Democracy'라 붙였는지 모르겠다. 가사를 뒤져가며 뭐라 지껄였는지 알아보면 되겠지만 거기까지 뒤져보기란 여유를 보이긴 싫다. 웃기는 것은 근 10여년간 anti-democracy의 정수를 보여준 나라가 바로 그가 살고, 그가 즐겨 입던 별과 스트라이프 무늬의 미국이었다는 사실. 만약에라도 제목 그대로 남의 나라 사정을 비판한 내용이라면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부터 살펴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뭐 그 뿐인가? 그간 GNR의 멤버 교체 사정을 보자면, 리더인 그가 그닥 민주적으로 팀을 이끌진 않았을 것이란 건 쉽게 유추되는데 말야.
anyway,
미치광이의 행동과 어이없는 앨범 제목과는 달리 그의 감성은 여전하시네. 근간에 왕년의 메탈 대부들이 왕년의 감수성으로 되돌아오고 있다는 이야기는 간간히 듣기는 했지만, 이만한 감수성을 다시 보여줄 줄이야. 그들의 정규 앨범의 마지막이라면 1993년의 'Spaghetti Incident?' 그러니까 무려 15년 전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그 오랜 공백 동안 걍 좀비 생활로 일관했던 건 아니었던 듯(하긴, 내 귀에 그들의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해서 이런 식으로 몰아가는 것도 웃기는 일이긴 하다).
뭐, 원래 태생이 L.A Metal이긴 해도 이젠 정말이 잡스럽게 들리는 Poison이나 Motley Crue 등하곤 원래 격을 달리했던 지라, 기본적으로 평가 기준을 달리 잡아야 한다. 깊은 뭔가에서 올라오는 듯한 특유의 절제된 광기는 이제 나이 만큼이나 좀더 다듬어져 들려온다. 그렇다고 그의 쥐어 짜내는 고주파 목소리가 달라졌다는 건 아니다. 보컬리스트는 세월에 상관 없이 자신의 목소릴 원래 그리 잘 유지하던가?
무엇보다도 기쁘게 그의 음악을 맞이하게 되는 것은, 변질되도 한참이나 변질되었던 Metallica와는 달리, 세파에 찌들어 '상업' 밖에 남지 않은 U2와는 달리, 그의 목소리를 통해 진정으로 멋지게 느껴왔던 예전의 '미국의 느낌 - frontier, 거친, 융합에 기반한 참신함'을 다시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그가 이번에는 제대로 'Use his Illusion'을 했다는 생각이다.
p.s. 미치광이이긴해도 꽃미남이었던 그가 아래와 같이 변해버렸다. 크헐, 가슴 아프다. 나도 그만큼이나 늙었다는 이야기겠지. 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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