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누스 토발즈(Linus Tovalds). 그의 말마따나 한탕 뛰고 난 이후 술을 들이켜는 색마(色魔)로 보일 수도 있겠네~
국내 번역본의 출판사가 한겨레신문사이네? 좌파 빨갱이 - 극우 꼴통의 표현에 의하면 - 집단인 이 신문사가, 자신들의 색채를 흔히 오타쿠 또는 geek 과 동급으로 취급되는 이들에게서 찾아낸 것일까?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범상하지가 않다.
처음에 그가 짓기 원했던 Linux의 이름은 freax(두말할 필요도 없이 이들의 겉모습을 가리켜 흔히 칭하는 freak의 변형이 되겠다). 자기 비하적인 모습('솔직히 나의 친구들 역시 대부분이 패배자였다' - 본문 중에), 곱게 이야기하면 '겸손한' 태도(Linux란 명칭도 자기본위적인 색채가 강해 원했던 이름이 아니라고).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비주류의, 그것도 흔히 일반인에게서 '개무시' 당하기 일쑤인 이들(현재 우리나라 개발자의 위상을 생각해보라)이 가장 진보적이고도 현실적인 사상, 사회 체계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회 시스템이란 것이 '다 함께 잘 먹고 잘 살자', 고상하게 이야기하면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이루기 위한 체계임을 고려한다면, 드높지만 비현실적 이상의 하나였던 '공산주의', 초기 기독교 사회의 '공유 정신'을 그대로 간직한 채, '약육강식'의 시장, 자본주의 체계 내에서 살아남은 것은 물론이요, 나아가 '독점 - 자본주의적' 성격의 대표주자이자 새로운 Big Brother인 마이크로소프트 및 관련 대형 업체를 위협하고 그들의 영역을 끊임없이 잠식해가는 현실을 이뤄냈다는 것은 분명 매우 놀랄만한 사건이다. 이 뿐인가? 이 업계 실력자들의 가치 성향분포마저 이 open source 진영으로 무게중심이 쏠려있다는 사실은 앞으로의 이 업계 발전도 이들 진영에 유리하게 진행되리라는 것을 암시한다. 산업 전체 대비 본 IT업계의 비중을 생각한다면, 이와 같은 현상은 타 업계, 나아가 사회 시스템 전반에 관한 변화 - 혁명, 패러다임의 변화 - 를 몰고 올 가능성을 지닌 무엇으로까지 보아도 그리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 이들이 추구하는 OPEN이란 개념은 개인의 일상 및 업계를 포함한 사회의 성숙도를 측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잣대이다. 정의, 정직, 진실, 신실 등의 주요 가치들은 모두 OPEN, 즉 투명성을 통해 얼마나 지켜지고,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는지가 증명 가능해진다. 어둠이 있는 곳에 구린 냄새가 피어남은 이를 방증하는 또다른 사실.
Just for fun. 위와 같은 고상한, 머리를 질끈 아프게 만드는 이야기는 이 책에서는 후반에 가서야 아주 잠시 나타난다. 책 앞머리부터 중후반까지는 Linux가 탄생한 배경, 그리고 당시의 그의 모습들. 핵심은 말 그대로 '그냥 재미로' 만들다 보니, 그리고 feedback을 얻고자 Linux source를 공개하다 보니 현재의 Linux가 탄생했다는 것. 지금의 Linux를 처음부터 맘먹었다면 아마 Linux는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또한 '그냥 재미로'의 '그냥 - just'는 그 단어가 주는 또 다른 뉴앙스, '전혀 안 중요한' 무엇이 아니란 점을 명시하고 있다. 오히려 '재미'란 그에게 가장 중요함과 동시에 현재까지 그 일을 놓지 않게 만들었던 원동력이었다고. 여기서의 '그냥 - just'는 '자연스러운'의 의미로 받아들이는 게 좋을 듯. 그 의미에 걸맞게 아주 '자연스럽게', 나아가 '자연스럽고도 재미있게' 읽히는 책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회사가 경쟁에 대한 두려움이나 탐욕에 눈이 멀지 않고 자신을 신뢰한다는 표시이다. 동시에(경쟁사를) 미워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는 증거이다
본문 중에
.p.s. 뚱딴지같이 커피프린스에서의 남자 주인공(공유)의 대사가 함께 떠오른다.
진정한 knowhow는 다 보고도 뺏지 못하는 것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