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아주 곱상치 못한 '오나니'란 어휘를, 그것도 제목에 떡하니 달아야 하고, 혐오까지는 아니더라도 가급적이면 피해왔던 '망가'에 감동을 받았다는 사실. 이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오타쿠'와의 이미지 중첩 위험까지. 게다가 내 나이는? 흠…

출처 미상. 야동을 가장한 이 커버, 제목은 작가의 의도인지, 출판사의 상술인지 구분이 안간다.
되도록이면 본 작품(!)을 통한 나의 깊었던 감동을 고상하게 장문으로 적고 싶었는데 그게 잘 안된다. 앞에서와 같이 자기 방어적 썰만 잔뜩 생각날 뿐.
- 망가에서, 이 어설프기 짝이 없는 그림 스타일에서, 이 뻔한 야동 이미지의 타이틀, 커버에서, 이처럼 진득한 스토리가 나올 줄이야. 사람은 겉만 보곤 평가해서는 안되듯이, 만화 역시 스타일만 갖고 평가해서는 안된다.
- 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보지 않아도, 그 인것만 같은 인생 스타일을 그려낼 수 있는 스토리 작가의 놀라움. 만화가 역시 망가라 하더라도 작가임에는 틀림 없다.
- 표피의 극단을 이루는 소재와 대비되는 깊은 감동. 마저, 주인공의 내적 발전을 이루는, 성숙해가는, 강해가는 그 모습에서 감동을 느꼈지.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등장 인물은 반드시 변해야 한다'는 McKee의 원칙을 철저히 따르고 있다. 지대로 변했다.
- 인간에 대한 무관심을 보이던 주인공, 그를 보며 어이없게도 나를 잠시 떠올렸다. 말라버린 감수성 비스무리한 뭐 그런 것. 근간에 특히나 그리 되어가는 것 같다. 우울하다.
- 높은 정신 연령. 일본의 중학생은 저토록이나 성숙한가? 아니, 요즘 우리나라 중학생 역시 그렇다는 이야길 들은 것 같기도(아님 내가 미숙하던가). 하긴, 원더걸스 소희만 해도 작년엔 중학생이였지?(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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