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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배낭 여행, introspectively: 러시아/Moscow

Category
프로젝트s
Tags
유럽배낭여행
introspective
Aeroflow
Hostel
Moscow
Russia
Created time
2012/01/14
소용돌이 막바지에 이르니 뻔한 경구가 하나 생각난다. easy come easy go. 썅. 좀 쉽게 쉽게 주욱~ 가면 안되나? 하긴 그리 만만하게 가진다면, 후에 뒤돌아 보았을 때 "흥미로울거 없는 인생이었구만"할 뿐 아니라, 반성이란 것도 필요없을 거다. 하긴, 반성을 누가 하고싶어 하나.
나름 지랄스러웠던 그간의 삶을 뒤돌아보면, 당시에는 조낸 고통스러웠어도 지금 보면 나름 매력적, 눈길 끌만한 과정이었다는 생각. 이 시점에서 한마디 하고 싶은 말 - 여전히 '자연스러운'이란 '마술적 모습/용어'에 얽매어 편하게만 가려고, 그 편한 무엇을 '자연스러움'으로 착각하는 인간들이 보이는데, 천기를 누설하자면(ㅋ) 그 자연스러움이란 진실을 얻기위한, 자기 실체화를 위한 온갖 내/외적 투쟁 속에 피어난 결과물이다. 투쟁이 자연스러워 보이디? '자연스러움'을 동경하는 거 자체가 투쟁 중에, 투쟁이 필요한 시점에 있다는 반증이다. 빠다바른 뭔 길에 있는게 아니라는 거다.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미션임파서블4에서 젤 먼저 터트리는 건물덜 - 담벼락 앞의 피라미드는 레닌묘이고 뒤는 크레믈린 궁. 레닌 미라를 보기위해 3시간을 꼬박 줄서있었는데 본 시간은 고작 5분 정도. 미라는 무슨 인형같더만.
여행 첫 도착지인 Moscow - 모스크바. 일단, 적어도 들은 바로는, 소문으로는 위험하기 짝이없는(러시아 마피아??) 러시아에 간 이유는, 막연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특유의 압도적 이미지 때문이다. '붉은 광장 - 크레믈린 궁'. 이 단어 하나 만으로도 딱 느껴지는게 있잖은가, 차가운 얼굴과 일직선으로 날 새운 군복 - 그 안에 절대 굽힐 일 없어 보이는 팔/발의 관절 -, 게다가 무식하기 짝이없는, 단순 거대한 모더니즘의 건물들.. 뭐 이런 이미지. 한 때 미국과 함께 전세계 패권을 양분했던 사실은 이 압도적 이미지를 더 부추겼겠지.
'한 때' 좌파의 본거지(공산주의)란 상징성은,, 좌파란 측면보다 공산주의에 대한 신비감도 빼놓을 수는 없겠다.
꿈만 갖고 되던가? 현실적으로는 항공편이 러시아 항공사인 Aeroflot이었다는 건데, 인천에서 런던까지 가는데 모스크바를 경유한다는 측면이 컷다. 3일간의 Stop over 옵션을 넣는데는 문제가 없었고. 싸구려 서비스 항공사로 Aeroflot이 좀 유명하던데, 생각보다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는거. 스튜어디스의 표정에서 미소를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 빼곤.
모스크바 시내를 싸돌아다닌 흔적. 맨 위/아래/오른편 지점 세 개 빼놓고는 모두 두 발로 빨빨거리며 다녔다. 모스크바, 적어도 중심부는 그리 크지 않다. ㅎㅎ
시내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세르메티예보 공항에 내려 열차타고 모스크바 시내의 벨로루스까야(Belorusskaya)에 이르니 새까만 밤중인 11시반. 아니, 내리자마자 보니, 이 동네 왠지 우범지대 비스무리한 느낌이 드는거다. 지나다니는 사람덜 행색도 뭔가 거시기하고. 문제는 Hostel만 예약했지 키릴문자나, 교통편에 대해 완전 무식하다는거. 참고로, 모스크바에서 '영어 - Alphabet'은 여간해선 보이지 않는다! Hostel까지 찾아가는게 문제인데 겁이 살짝들었더니만 눈에 뵈는게 없다. 이번 여행에서 절대 택시는 타지 않기로 했었고, 게다가 여기 택시는 위험하다는 말도 들은적도 있고.
지나치는 몇 사람에게 길을 물었지만 이놈의 나란 영어가 거의 '완전'하게 안통하기에 난감해 하는 사이, 왠 연인이 다가와 내게 '영어'로 말을 건낸다. 거의 단어 나열 수준의 영어였지만 이게 왠 행운인가. 날 해당 Hostel까지 대려다주겠단다. 글고 거기는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로 걸어가도 된다고. 한참을 가는 사이, 여자 얼굴에는 지 남친 자랑스러워하는 표정이 역력하다(영어도 하니까!). 감사해하며 남친 좀 띄워주니까 내게 맥주까지 산다!(맥주가 물보다 싸기에 목말라 먹은거다)
날 벨로루스까야에서 Hostel까지 대러다 준 러샤애덜과 함께. 남자애도 괜찮았지만 여친이 이뻤다.
내 Hostel이 있던 곳은 마야코브스카야(Mayakovskaya) 역 근처로, 낮에 보아하니 울나라 압구정 비스무리한 삘이 나는 동네다. 주변 다니는 자동차는 대부분이 BMW, 벤츠, 아우디 등의 럭셔리카. 건물에 위치한 가게 역시 죄다 럭셔리 샾. 하지만, 내 Hostel은 조낸 구렸다는 거(최악이었던 베네치아와 니스의 Hostel보다 쪼금 나은 수준). 러시아인 특유의 무뚝뚝/불친절함을 고이 간직한 호스트도 한 몫 더했고.
Hostel 룸메이트는 러시아 남자애 하나, 태국 여자애 하나. 러시아애는 취업 준비중인데 아마도 집값 비싸서 여기 머무는 듯. 영어 곧잘해서 나랑 한참을 떠들었는데, 이 자식 주로 야그하는게 어디여자 이쁘단거, 동남아 여자 좋단거 이따위다(아주 미화해서 표현했다. 사실 매춘 관련된 이야기다 ㅎ). 바로 옆에 태국애가 있는데 말야. 낭중에 태국애하고도 말좀 나눴는데 그날 밤의 이야기를 들었었는지 말 섞길 꺼리는 분위기. 이 러샤 남자애를 까긴 했어도 낭중에 Suzdal 가는 방법 등 러시아에 대해 쌩 무식한 내게 여러 가질 알려줬다. 좀 잘려고 하면 페이스북 메신저로 자꾸 깨워서 그렇지,, ㅋ
이런 페이스로 글 쓰다가는 여행기 전체 쓰는데 몇 달은 걸리겠다는 두려움이 살짝 왔는데, 뭐 뉘한테 쫓길거 있나? 내 맘대로의 페이스대로 갈꺼다. 삘 꼽히면 도시 하나로 몇 편을, 아니면 한 편에 몇 도시를 후따닥. 이번껀은 좀 속도가 더디면서, 쫌 자세했네. 그래봤자 알고있는 내용에 1/3도 안쓴거 같다.
오늘 이거 쓰는데는 그닥 별 무리 없었다. 창조의 원천이 고통이니 뭐니,, 이런 나발도 없고, 그렇다고 고통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걍 쫌 기분 좋은 상태인데 오늘 깎은 헤어 스타일이 맘에 들어 그런가? 아님 직장인 밴드에 들어갈 설레임땜에 그런가. 여하간, 난 힘든 상황을 너무 잘 헤쳐나가는거 같다. 난 좀 짱인거 같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