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레이몬드의 논문 '성당과 시장'에 있던 문구를 발견했다.
OPEN이란 개념.
그 문구를 쓰던 시점은 OPEN이란 개념에 가장 심취했던 때이다. 그리고 어느새 그 개념은 내 행동 방향성의 주요 기준이 되어버렸고..사실, 이 블로깅을 한다는 것 자체도 '나 자신을 드러낸다.', '나를 OPEN한다.'라는 방향성 아래에 이루어지는 것이니. 또한 그 전에는 OPEN 정신의 또다른 화신인 토발즈의 'Just for Fun'을 읽었더니만, 그 제목 문구 역시 내 행동 방향성의 기준이 되어버렸고. 이즈음 되니깐, 가끔은 내가 Linux 개발자가 아니라 Windows 개발자라는 것이 이상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예전에 쓰던 일기장에는 '성당과 시장'에서 실험 소재로 삼았던 소프트웨어(fetchmail)를 '나'로 대치시켜 분석했기 때문에, 그 논문에 담긴 훌륭한 문구들이 많이 적혀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하나 밖에 없기에, 그냥 이 것만 적어본다.
종종 가장 충격적이고 혁신적인 해결책은 당신 자신이 문제에 대해 갖고 있는 개념이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에서 나온다(Often, the most striking and innovative solutions come from realizing that your concept of the problem was wrong).
어제 글의 주제였던 '문제 정의'. 문제를 서술하는 데 실패했던 것은, 찜찜한 구석이 남았던 것은 내가 옳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너무나도 당연 자연스러운 어떤 개념이, 사실은 잘못된 개념이기 때문아닌가 생각해본다. 만약에 그렇다면 정말 골치아픈 일이다. 어디엔가 잘못된 부분이 있다..그런데 그 부분이 어디인줄 모른다니.. 그렇다면 나 자신이 알고 있는 개념들을 모조리 scanning해야 한다. 허허..내가 무슨 검색에 최적화된 컴퓨터인가? 불가능한 일이다.
잘못된 부분을 깨닫는 방법은, 역시 OPEN 밖에 없다. OPEN하고 다른 사람들에게서 깨지면서 나의 잘못을 깨닫는 수밖에 없다. 그 것이 가장 빠르다. "깨져봐야 정신차리지.."란 말도 있잖은가. 프란시스 베이컨의 말이 생각난다.
진리는 혼돈에서 보다는 과오로부터 더 쉽게 나타난다.
하지만 나이먹어감에 따라 몸사리는 잔머리도 덩달아 붙어가니… 후훔. 여하간, 좋은게 좋은 것은 아닌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