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에 리뷰를 했다면 적절했을 텐데, 출간 일시도 그 즈음이었나? 당시의 세계 경제 정책 기조뿐 아니라 그 경제를 결정적으로 곤두박질 치게 하던 번개탄 역할마저 신자유주의의 상징물이었던 불량 담보 대출 - 막장 금융 상품이었으니... 하지만, 당시의 신자유주의 비판론자, 경제 비관론자의 예측이 상당히나 빗나간 듯한 현 시점에서는 뒷북 치는 감이 없잖아 있다.
본 책은 예전부터 끌려왔는데, 되돌아보니 나로서는 일단 감정적으로 끌릴 수밖에 없었다는 생각. 다시 말하자면 적당히 논리 형식을 갖추고 적당히 세련된 문장이면 그 내용이 틀린 무엇이라 하더라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란 뜻이다.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주된 것만 들자면, 일단 사회적 주류에 옳건 그르건 간에 반기를 들어왔던 나의 반동적 습성, 둘째는 그간의 '신자유주의 때리기'란 좌파적 여론/시각에 세뇌된 내 머리(곰곰이 생각해보면 신자유주의적이라 불리던 현 사회 시스템에 대해 명확히 알지 못하면서도 비판을 가하고 어느새 피해의식마저 느끼는 듯한 상황인 듯(그렇다고 현 사회 시스템에 문제가 없다고 썰 푸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나의 놀라운 민족주의... 즉 외국에서 잘나가는 우리나라 사람이 썼다는 점... 하나 더 덧붙여 그간 꽤나 좋아했던 촘스키 옹이 추천사를 썼다는 점이겠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은 그간 지겹도록 들어와서 '정리'한다는 측면에서 정도에서 내게 의미가 있었는데, 눈에 끌었던 것은 신자유주의의 대부가 내세운 이론이 되건 뭐가 되건 간에(사실 신자유주의가 아닌 주류 경제학 전체의 대부이지만), 리카르도의 비교우위론의 맹점을 짚어낸 부분. 나는 머리에 한참이나 피가 마르고 나서야 의미를 이해하고 탄복했었는데, 그러했던 본 이론이 사실상 사다리 걷어차기를 위한, 강대국의 괴변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자유 무역 기반 분업화를 통한 상생이란 본 공리적 증명은, 못난 나라는 죽어라고 싸구려만 만들어 죽어라 고생만 하라는 이기적 논리로 바뀌고 만다.
저자가 내세우는 개도국의 국부를 위한 방법은 IMF 사태 이전까지의 우리나라에서 통용된 사회적 논리, 즉 '일정수준까지는 보호무역이란 필수다'이다. 또한, 선진국이 신자유주의를 내세우는 '현실적' 이유는 '상생'이 아닌 '이기적' 논리에 기반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쥐새끼가 외국 경제 포럼에서 나가서 대놓고 '보호무역은 안돼!' 썰 푼 것처럼 대표적으로 신자유주의를 앞장세우는 입장인데, 적어도 그의 논리대로라면 우리나라가 상당히 먹고 살 만해졌나 부다. 헌데 나는, 아니 상당수의 울 나라 국민은 먹고살기 힘들다 느끼는 현실. (논리대로라면 이제 양극화에 대한 썰을 풀어야 하는데, 피곤해서 몬쓰겠다. 또 너무 길면 보는 사람도 짱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