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김윤석. 저 아저씨는 범죄의 재구성에서 알아봐야 했다. 그러하기에 최동훈 감독이 타짜에서 비중 있는 아귀역을 맡긴 것이겠고. 헌데 왜 이제서야 그가 범죄의 재구성에서 그라는 것을 알아보았을까. 하긴, 다시 보니 당시에는 오동통히 살이 붙어 쉽게 알아보긴 어려웠겠다는 생각. 여담으로, 우리나라에서의 성격파 배우는 역시 경상도 출신이 잘 맞는 듯. 그 독특한 성깔들... 눈에 확연히 띄니 얼마 나오지 않은 분량에서마저 그리도 뚜렷한 이미지를 남기지.

몇몇의 평에서 살인의 추억 및 괴물을 따랐다 하며 힘겹게 내려까는 이야기가 보이는데, 확실한 개소리. 뼈대가 같다고 말하는 부분도 이해하기 힘들지만, 그 뼈대 내에서의 변화만으로도 충분히 개성을 지닌 영화가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은 간과했다는 생각. 화면 구성에서의 동일함은 오히려 올드보이를 따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스치던데(소리를 없앰으로써 슬픔을 극대화한, 차 밖에서 찍어낸 아이가 우는 장면과 동일한 설정으로 최민식이 울부짖는 장면). 혹시 음향 감독과 카메라 감독이 같은 사람 아냐?

알고보니 각본과 연출을 맞은 나홍진 감독이 나보다 한 살 더 많은 신인 감독이다. 본 영화 준비에 5년여의 시간을 보냈다는데, 그 나이에 이렇게 자신감 넘치고도 밀도 높은 영화를 만들어냈다는 것은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자괴감을 살짝 불러일으킨다. 생김새를 보니 약간 싸이코틱한 냄새도 풍기는데. 움...

놀라왔던 사실은 본 영화를 보고 나서야 알았던, 본 영화에 대단히 많은 영향을 미친 연쇄살인범 유영철의 지적 수준. 한 여기자와 오랜 시간 깜빵에서 주고받은 편지의 내용을 보면, 그 자신과 사회 시스템 및 세상에 대해 상당한 수준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감정적으로 치우친 부분이 간혹 보이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무덤덤하고도 객관적으로 살인 당시의 자신을 그려냄과 동시에 그러했던 원인까지 범상치 않은 근거를 토대로 설명한다. 그만한 지적 통찰력을 지니고도 세계 2위의 기간 대비 살인 횟수의 범행은, 역시 인간 사이의 情이란 것이 그의 말마따나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일깨운다.

그가 살인을 저지르기 전에 항시 들었던 노래의 제목이 Conquest of Paradise라고. 작곡가가 알고 보니 블레이드 러너의 Vangelis이다. 이 아저씨도 좀 싸이코 끼가 있는 거 아냐? 듣고보니 이거 한때 TV만 틀면 나오던 '우우우~'하는 그 짱나는 곡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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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어쨌건간에